"처음에는 이 프로그램을 왜 해야 하느냐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왜 벌써 끝났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들과 삼성물산분들, 그동안 저희를 위해 노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난꾸러기로만 보였던 부천 내동중학교 1학년 이정현 군(13)이 쑥스럽지만 진솔하게 소감을 밝히자 곳곳에서 환호가 터져나왔고 참석자들은 이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지난달 27일 내동중에서는 '2019 주니어 물산 아카데미 메이커 축제'가 열렸다. 올해 1학기(15주, 30시간) 동안 삼성물산이 진행한 주니어 물산 아카데미 프로그램에는 내동중 1학년 4개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날은 학생들이 '메이커 교육'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메이커 교육은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다양한 디지털 도구와 재료를 활용해 실제로 제품·서비스 등으로 만들어봄으로써 배우는 교육 방식이다.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과학·수학·공학 등 여러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데다 단순히 책으로만 공부하는 것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또 혁신 능력과 창의성까지 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코딩, 3D 모델링 실습 등 소프트웨어 기초 교육이 포함된 과제를 수행하면서 메이커 교육을 접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잠이 많은 사람을 위해 알람 소리와 함께 침대가 움직이는 '디스코 팡팡 침대' 등 흥미로운 아이템이 참석자들 이목을 끌었다. 또 시각장애인이나 노인 등을 위한 '스마트 지팡이', 청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모자와 이어플러그',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집배원이나 간호사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제작된 '배달 드론'이나 '무인 의약품 카트' 등도 주목받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만족을 표했다. 1학년 박정연 양(13)은 "처음에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걱정하고 긴장했는데 생각만 했던 것이 현실 속에서 구현되니 신기하기도 하고 보람찬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황진우 군(13)도 "주로 모둠 활동으로 진행돼 협동력을 키울 수 있었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다 보니 창의력이 길러졌으며 미래 사회와 우리 진로에 대해 관심도 가질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학생들이 공익과 사회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 대해 선생님들도 기뻐했다. 강석현 내동중 교장은 "교실에서 단순히 암기하는 지식은 잊어버리기 쉽지만 스스로 계획하고 설계하며 직접 몸으로 경험해 체득한 지식은 참지식이 된다"면서 "이번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참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뼘 더 성장한 학생들을 보며 삼성물산 관계자들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 내동중으로 파견돼 학생 교육을 담당한 정다애 삼성물산 전문강사는 "학생들이 초기에는 자유롭게 상상하며 아이디어를 꺼내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와 재료를 선택하고 활용하며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니어 물산 아카데미는 미래 세대에 초점을 맞춘 삼성물산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다양한 환경에 놓인 학생들에게 특색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7년 상반기 강인애 경희대 교수팀과 협업해 개발된 후로 현재까지 총 27개교(2017년 2개교, 2018년 15개교, 2019년 10개교)가 참여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10개교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이현수 삼성물산 CSR위원회 사외이사는 "일회성에 그치는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실효적인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앞으로 보다 많은 학생에게 유익한 경험을 제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부천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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